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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첫걸음 · 1/12편

회사는 왜 남의 돈을 받을까

초등 고학년 · 기록 2026-08-31

빵집을 차리는데 돈이 모자랍니다. 여기서 주식이라는 것이 태어납니다.

오백만 원이 모자란 빵집

빵집을 하나 차리려고 합니다. 오븐도 사고 가게도 빌리려면 천만 원이 드는데, 내 주머니에는 오백만 원뿐이에요. 친구 다섯 명이 백만 원씩 보태주기로 했습니다. 그냥 주는 건 아니고, 대신 종이 한 장을 받아 갑니다. 이 빵집의 열 조각 가운데 한 조각은 네 것이라고 적힌 종이. 그 종이가 주식입니다.

빌리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돈이 필요할 때 흔히 떠오르는 방법은 빌리는 것입니다. 빌리면 언젠가 갚아야 하고, 고맙다는 뜻으로 이자도 얹어줘야 해요. 빵집이 잘되든 안되든 그건 똑같습니다.

조각을 나눠주는 방법은 다릅니다. 갚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빵집이 잘되면 번 돈을 조각 수만큼 함께 나누고, 안되면 함께 잃어요. 돈을 빌려준 사람은 남이지만, 조각을 받은 사람은 함께 하는 사람이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큰일을 할 수 있다

빵집 하나라면 혼자서도 어떻게든 해볼 만합니다. 그런데 배를 만드는 회사나 반도체를 만드는 공장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한 사람이 평생 모아도 닿지 않는 돈이 한꺼번에 필요하니까요.

그럴 때 조각을 잘게 나누면, 아주 많은 사람이 조금씩 보태서 아주 큰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주식이라는 방법이 오래도록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한 줄로 정리하면

주식은 회사의 한 조각을 나타내는 증표입니다. 종이를 산 것이 아니라 회사의 일부를 가진 것이고, 그래서 회사가 잘되고 못되는 일이 남의 일이 아니게 됩니다.

한 걸음 더

여럿이 돈을 대어 큰일을 하고 이익을 나누는 방식은 아주 오래전 바닷길에서 시작됐습니다. 배 한 척을 띄우려면 큰돈이 드는데, 폭풍을 만나면 전부를 잃습니다. 그래서 여럿이 나눠 대고 돌아오면 나눠 가졌어요. 조각으로 나눈다는 발상은 이익을 나누는 발상이기 전에 위험을 나누는 발상이었던 셈입니다.

우리나라 회사 이름 뒤에 붙는 주식회사라는 말이 바로 이 방식으로 세운 회사라는 뜻입니다. 동네 빵집도 주식회사로 세울 수 있어요. 다만 그 조각을 아무나 사고팔 수 있는 것은 아닌데, 그 이야기는 3편에서 봅니다.

생각해볼 질문

친구가 돈을 빌려주는 대신 빵집 조각을 받겠다고 했습니다. 친구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걸게 되는 걸까요?

이 연재는 주식이라는 제도를 설명하는 글이며, 어떤 회사의 주식을 사거나 팔라는 권유가 아닙니다. 열두 편을 다 읽어도 무엇을 사야 하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 연재가 답하려는 물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편에 나온 말

주식회사의 한 조각을 나타내는 증표. 가진 조각만큼 회사의 주인이 되어 이익과 손실을 함께 나눈다.

전체 용어집은 자료실에 있습니다.

다음 편은 「주식을 가지면 무엇이 내 것이 될까」입니다. 조각을 가진 사람에게는 세 가지 권리가 생깁니다. 그리고 한 가지 다행스러운 규칙도 있습니다.